"미필적고의에 의한 여름휴가"











독일 영화를 접할 기회는 흔치 않은데 이번에 본 이 영화가 독일영화였다.
원 제목이 'summmer 04'로서 그대로 직역하면 '2004년 여름'인데 밋밋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아주 길고 난해한 제목을 붙인 것 같다.
배경이 붉은 태양과 파도가 치는 슐라이강이라는데 꼭 바다 같은 느낌을 주었다.
글쎄.... 프랑스 영화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 영화도 왠지 모호하고 흐릿한 느낌을 받았다.
역시 우리와는 사고방식이 너무 이질적이어서 가족간에 지켜야 할 도리라고 하는 것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상당히 지적이고 학력 수준도 높은 미리암(마티나 게덱)이라는 중년여인이 12살 밖에 안 된, 그것도 15살 먹은 아들의 여자친구인 리비아를 경계하며 질투하는 모습이 생경스러웠다.
또한 미리암의 동거남(사실은 15년이나 같이 산 남편)과 아들의 사고방식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글쎄... 좋게 얘기하면 쿨하다고 해야 하겠지만...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계속 머리 속에서는 '미리암과 빌의 감정은 과연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욕정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슐라이강에서 요트를 타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요트 2대를 타는 과정에서부터 미묘한 신경전-누구하고 짝을 이루어 탈 것인가-이 벌어지고, 요트를 탄 후에도 계속 자리를 바꾸면서 항해를 하게 는데, 이런 모든 것들이 복잡한 인간관계 내지는 인간들 사이의 복잡한 감정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인간들의 욕망과 감정 변화들을 섬세하게 잡아 그려냈다는 점에서는 감독의 능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영화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물론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