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꽃*나무 사진

한라산 산수국

눈부신 봄날 2012. 4. 23. 20:20

한라산 산수국

 

산수국은 산에 갈 때마다 자주 보던 꽃인데

한라산 산수국은 색깔이 짙은 청보라색을 띠고 있는게 약간 다른 것 같다..

 

 

토양이 산성이라 짙은 파랑색을 띤다고 한다...

 

 

 

 

 

 

『산수국은 봄꽃이 거의 끝나갈 즈음인 7월부터 만개하여 저지대 오름에서부터 한라산에 중턱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산골짜기 작은 숲이라고 하면 어느 곳이든 쉽게 볼 수 있다.

산수국은 범의귀과 식물로 산(山:산에서 자란다) 수(水:물을 좋아한다) 국(菊:국화꽃처럼 풍성하다)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산과 물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피는 꽃이라 말할 수 있다.

또 1m도 안되는 작은 키와 가을이면 모두 떨어져버리는 잎은 얼핏 보면 초본식물 같아 보이게 하지만 산수국은 엄연한 나무이다.

꽃의 모양을 보면 가운데는 암수술이 있는 진짜 꽃이 있고

주변을 돌아가면서 가짜 꽃이 있어 원반 같은 모양으로 하나의 꽃을 이룬다.

산수국 종류에는 산수국 이외도 가짜 꽃에 암수술이 있는 것을 탐라산수국, 가짜꽃잎에 톱니가 있는 것을 꽃산수국, 잎이 좀 더 두터운 것을 떡잎산수국 등으로

좀더 세분해서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구분점이 모호하고 큰 의미가 있어 보이진 않다.

식물들에게도 자기의 후손을 이어가야 한다는 한결같은 꿈이 있다.

이 꿈을 이루려면 꽃가루받이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산수국은꽃가루받이를 위한 기발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

암수술이 있는 진짜 꽃은 너무 작아 나비, 벌 등 매개체의 눈에 띄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산수국은 꽃 주변에 암수술이 없는 가짜 꽃을 만들어 매개체를 유혹하지만 가짜 꽃은 씨앗을 맺을 수 없다.

우리가 산수국의 꽃 색깔을 이야기할 때 이 가짜 꽃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매개체는 가짜 꽃에 이끌려 왔다가 진짜 꽃으로 옮겨 꽃가루받이를 하게 되고 산수국은 열매를 맺게 된다.

매개체를 유혹할 때 하늘을 향해 당당히 피던 가짜 꽃은 꽃가루받이를 끝내면 땅으로 얼굴을 돌려버린다.

이제는 매개체를 유혹하기 위한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서서히 가짜 꽃의 화려한 색깔들을 지우면서 산수국은 겨울을 나게 된다.

자기의 역할을 끝낸 뒷모습이다.

혹자들은 이런 모습 때문에 '뒷모습이 아름다운 꽃'이라 하여 산수국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게라도 후손을 이어가려는 생존전략은 기발하고 경이롭기까지 한다.

산수국의 꽃은 흰색, 분홍색, 파란색 등 다양한다.

 분홍 꽃이라 해야 할지, 파란 꽃이라 해야 할지 헷갈릴 만큼 기묘한 색깔의 꽃을 가졌다.

또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푸른색이나 분홍색으로 꽃이 변하기도 한다.

이것은 토양의 산도 때문이라 하는데 흙의 성질이 산성이 강하면 파란색, 알칼리성이 강하면 분홍색, 중성이면 흰색의 꽃이 달리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모습 때문인지 산수국의 꽃말도 '변하기 쉬운 마음'이다.

산수국을 제주에서는 꽃의 색깔이 파란색의 도깨비불을 닮았고 꽃의 색깔이 자주 변한다 하여

도체비고장 또는 도체비꽃이라 불려지며 이런 이유로 집 주위에는 심지 않았다고 한다.

시인 정지용은 백록담이란 시에서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않는 한 모퉁이 도체비꽃이 낮에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라고 표현할 만큼

귀신도 살지 않을 것 같은 너무나 외딴 곳에 핀 산수국의 모습에서 도깨비를 연상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에는 꽃의 색깔이 자주 변하는 특징이 장점이 되어 조경수로 애용되고 있기도 한다. 』

<출처 : 제주의 풀· 꽃·나무 이야기…'산수국'

 

 

☆ 2011.7.21 한라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