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하다보니 요즘은 일본소설을 자주 읽게 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일본문화가 우리 생활 속에 깊숙히 스며들고 있다는 증거일까?
온다 리쿠의 '여섯번째 사요코' ,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 중의 하나라고 알고 있는데, 그 작가의 데뷔작이다.
이 책은 간단히 얘기하면 학교를 무대로 한 미스테리한 기담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읽는 내내 공감도 하면서 나름 스릴있게 결말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다 읽고 난 지금 '이게 뭐야?' 하는 허탈함 내지는 미진함만이 남았다.
잔뜩 변죽만 울리고 아무 것도 명확하게 알려주진 않고 애매모호하게 끝내다니....
갑자기 짜증이 나는 건 왜?
물론 중간 중간 학교에 대한 여러 묘사는 새로운 시각에서 본 것이라 신선했다.
예를 들면 '학교란 얼마나 이상한 곳인가. 같은 또래의 수많은 소년, 소녀들이 모여들어 저 비좁은 사각 교실에 나란히 책상을 놓고 앉는다. 얼마나 신기하고 얼마나 유별난, 그리고 얼마나 굳게 닫힌 공간인가.'라든가
'학교라는 건 돌고 있는 팽이 같은 거야. 항상 똑같은 위치에서 똑바로 서서 빙글빙글 돌고 있지. 그리고 너희 학생들이 끈을 잡고 팽이를 열심히 탁, 탁, 내리쳐서 팽이가 속도를 잃고 쓰러지지 않도록 열심히 분발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그 끈을 후배에게 전해주고 차례차례 다른 학생이 팽이를 돌리지. 팽이는 내내 똑같은 하나의 팽이지만 끈을 쥔 사람, 치는 사람이 자꾸 바뀌는 거야. ......'가 그랬다.
결말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읽는다면, 읽는 동안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읽어지는 그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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