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말 궁중 무희였던 리심!
그 먼 옛날 여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그 모습이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했다.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부분이 많았겠지만 요즘 여성들도 해내기 힘들었을 그 어려운 고난을 피하지 않고 맞섰던 용감한 그 배꽃 여인의 용기에 박수라도 치고 싶다.
고종의 여인이었다가 춤추는 자리에서 프랑스 초대 공사였던 빅토르 콜랭을 만나게 되어 사랑을 하게 되고, 콜랭을 따라 일본을 거쳐 프랑스, 그리고 모로코까지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서구를 돌아보며 견문을 넓혔다. 프랑스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때문에 죽음 직전까지 갔다가 겨우 탈출했고, 모로코에서는 사하라 사막으로 여행을 갔다가 베두인족의 습격을 받아 죽었다 살아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그런 역경 속에서도 다각도로 상황을 이해하고 해석해내는 능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조선 3대 공사로 발령받아 다시 귀국한 리심은 구한말 어지러운 제국 갈등 사이에서 콜랭이 고종의 명을 거절하면서 다시 콜랭 곁을 떠나 궁으로 들어가 무희로 살게 된다. 이 상황에서 자신의 나라 이익을 먼저 생각한 콜랭 덕에 그 상황을 이해는 하면서도 씁슬한 배신감에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콜랭이 지켜보는 가운데 춤을 추며 생을 마감하게 된다.
물론 리심이 고집했던 공화정에 대한 생각은 그 당시 현실을 생각하면 좀더 신중하게 고민해야 했던 문제인것 같아 읽으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번에 신경숙씨가 같은 여인을 소재로 '리진'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책을 냈다.
신경숙씨의 감성적인 필체로 그려낸 리진은 또 어떤 모습일까 기대된다.
김탁환씨의 '리심'과 신경숙씨의 리진을 비교하면서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이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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