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책

중국여인네들의 내밀한 삶을 잘 묘사한 책 ~ "소녀와 비밀의 부채"

눈부신 봄날 2007. 10. 18. 16:25

중국여인네들의 내밀한 삶을 잘 묘사한 책

-리사 시의 "소녀와 비밀의 부채 1,2"-

 

        

 

<일곱 살이 되면 전족을 하고 다락방의 작은 창 하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남은 나날들을 보내야 했던 19세기 중국 여자들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중국 후난성의 작은 마을에서, 평생 우정을 이어간 두 소녀의 이야기이다. 작품의 주요 모티프가 되는 것은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성들에게만 전해져 온 비밀의 문자 '누슈'.
2006년 전미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에는 1900년대 초반 중국의 관습과 풍경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라오통과 전족의 풍습이다. 라오통은 '늙을 때까지 함께' 혹은 '함께 늙어간다'라는 의미를 지닌 말로, 다른 마을에 사는 어린 두 소녀가 단짝으로 맺어져 평생 우정을 지속하며 살아가는 관계를 일컫는다.>                                                      -알라딘의 책소개-

 

이 책은 두 여인네의 우정, 사랑 등이 옛날 중국 풍습과 어우러져 잘 묘사되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대표적인 중국 풍습은 3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 라오통, 전족, 그리고 누슈라고 할 수 있다.

'라오통' ! 우리말에 가장 가까운 것을 찾자면 단짝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주인공인 '누리'와 '설화'가 바로 그런 라오통이었다.

어려서 전족을 같이 하며 한번 '라오통'을 맺으면 평생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교감을 나누는 관계가 된단다. 나중에 누리가 설화를 오해하여 10년 가까이 소식을 끊었다가 설화의 죽음을 앞두고 만나게 되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이 살짝 났다.

남편보다 더 애틋한, 평생을 함께 하는 친구라~

이런 친구가 있어서 힘든 생활도 다 견뎌내는 힘을 얻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 중국 여인들의 삶은 정말 비참했던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평생을 남편을 비롯한 시댁식구들을 봉양하며 이층방에 갇혀 살다시피 하는 중국 여인네들...

그래도 우리나라 여인들보다 나은 점도 있었다.

명절때마다 친정에 가서 며칠씩 지낼 수가  있었다는 것이 그것!

우리나라 여인들은 한번 시집가면 평생 죽을 때까지 시집귀신이 되는 것에 비하면 좀더 자유로웠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도 익히 들어온 전족이라는 풍습!

그냥 어렸을때 발이 크지 못하도록 작은 신발을 신겨놓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6,7살쯤 되었을 때 좋은 날을 받아 발가락뼈를 부러뜨려가는 과정을 거쳐 연꽃 봉오리 모양이 될 때까지

붕대를 감았다 풀었다 해가면서 발 크기를 7cm 정도로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충격이었다. 그리고 소름이 끼쳤다.

발 크기가 7cm라니.....

걸음이나 제대로 걸을 수 있었을까?

그러나 발 모양이 이쁠수록 좋은 집안으로 시집을 갈 수 있다니...

딸을 가진 엄마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어린 딸의 발을 최상으로 이쁘게 만들기 위해 모진 맘으로 이런 일들을 해 내었다고 한다.

발이 크면 노리개로 전락을 한다니, 요즘 같으면 우리 모두는 노리개 신세?

 

그리고 글자가 남자꺼, 여자꺼가 따로 있다니...

하긴 우리나라도 처음엔 한글을 암클이라 하여 아녀자들이나 쓰는 글로 하대했다고 하니까...

두 주인공은 여자글인 '누슈'를 가지고 하나의 부채에다 돌아가며 글을 써서 평생을 서로에게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죽고 나면 장례식에서 이를 같이 태워 죽은 다음에도 이 관계를 생각하고 거기에 쓰인 글을 읽으며 위로를 받게 한다고 한다.

 

중국에 대해서 이것저것 많은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나의 라오통은 누구일까?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