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책

에쿠니 가오리의 "홀리가든"

눈부신 봄날 2007. 12. 12. 09:54

에쿠니 가오리의 "홀리가든"

 

   

 

냉정과 열정 사이, 낙하하는 저녁, 마미야 형제 등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엮어내는 작가... 에쿠니 가오리!

이번에 읽은 '홀리가든'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작가의 말대로 '여분의 것, 하찮은 것, 별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을 가지고

우리 일상을 잔잔하게 풀어냈다.

5년 전에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고 사는 가호,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사는 미술교사 시즈에,

가호와 같은 안경점에서 일하면서 기화를 사랑하나 구속하지 않는 남자 나카노...

 이 세 사람을 따라 다니며 그 사람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감정들을

가벼운 터치로 그려낸다.

가호는 매일 저녁 혼자 먹는 저녁이 싫어서

정해진 날짜별로 각기 다른 친구들을 불러 요리한 음식을 같이 먹는다.

요리 솜씨도 뛰어나 누구나 기꺼이 이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가호의 친구가 되어 초대받고 싶은 생각이....

흔히 혼자 사는 사람들은 뭔가 자기 손으로 직접 요리하여 먹기가 쉽지 않은데...

가호는 모든 일에 별로 집착을 보이지 않는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것만 빼면...

일견 무심한듯 쿨하게 사는 모습이 마음에 남았다.

그런데 제목 '홀리가든'은 무슨 뜻이지?

 

책을 읽는 내내 책 표지 색의 파스텔톤을 닮은 한 폭의 은은하고 담백한 수채화를 보는 듯 했다.

 동성간의, 이성간의 우정.... 또한 동성간의, 이성간의 애증 등

우리 마음 속의 복잡하기만한 감성들을 끄집어내어 묘사해내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인 것 같다.

우리 나라 작가 중 신경숙씨와 비슷한 듯도 한데 신경숙씨보다 훨씬 밝고 가벼운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