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군 진동2리 설피마을
세쌍둥이네 풀꽃세상
곰배령 근처에서 하룻밤 묵을 곳을 인터넷으로 찾다가 알게 된 집
풀꽃세상...
쥔장 되시는 분이 왠지 우리와 통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이곳으로 잡아끌었다.
지도에 코를 박고 길을 찾아 어둑어둑해질 저녁 무렵에 도착했다.
도착하기 직전에 많이 들었던 설피산장도 보이고
진동계곡도 보이고...
여기가 하늘아래 첫동네라는 진동리인가?
팻말이 나타나 반가웠는데 이런... 팻말 한쪽이 차에 부딪쳐서 그랬는지 꺾여 있었다.
위 팻말을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니
아래와 같은 핑크색 무늬가 그려진 표지가 방향을 일러주고 있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니 풀꽃세상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요기는 풀꽃세상 건물 쪽에서 들어온 길을 내려다본 모습...
이 사진 왼쪽에 우리가 묵었던 귀틀집이 내려다 보인다.
여기는 쥔장이 살고 있는 살림집...
밖에 사람이 보이지 않아 안으로 들어가니 주방에서 쥔장이 나오시더니
"지금 나물을 삶고 있어 자리를 비우기가 그러니 잠시 집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들어가셨다.
상쾌한 풀내음과 나무 냄새를 깊이 들이마시며 집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는데
집 앞 바로 앞에 나옹스님의 시가 멋드러진 나무 팻말에 쓰여 있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시 한번 읊어주고...
쥔장 살림집 왼쪽에 있는 펜션건물 2동...
오른쪽 건물 모습은 마치 망루를 연상케 했다.
건물벽에 있던 소박한 느낌의 팻말들...
이런 그림 너무 좋아^^
저녁 때인데 세쌍둥이가 안 보이길래 여쭤보았더니
지금 고1인데 일주일 전에 학교 가까운 현리에 집을 얻어 나갔다고 한다.
사실 홈피에서 본 사진으로는 초등학생인 줄 알았는데 벌써 고등학생이라니...
세쌍둥이는 딸 둘에 아들 하나...
초등학생인 줄 알고 준비해간 과자를 건네드렸더니
이런 것을 잘 안 사 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엄청 좋아할 것이라고 기뻐하셨다.
사실 싫어하시면 어쩌나 했는데...
여기가 풀꽃세상 들어가는 초입 오른쪽에 있던 별채 귀틀집...
우리가 묵었던 집인데 방이 2개라 두 가족이 묵어도 좋은 집이다.
귀틀집 앞에서는 바비큐를 해 먹을 수도 있고
한밤중에는 하늘 가득한 별들도 실컷 구경할 수 있었다.
추워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지만 오랫만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는게 몇 개 안 되는 별자리도 찾아보고...
바비큐는 숙소 예약할 때 미리 얘기하면 숯불을 준비해준다.
미리 준비해간 고기에 곁들여 먹기 위해 차렸던 저녁 식탁의 모습...
가까운 곳에 슈퍼가 없어 미리 현리 농협에 들러 고기랑 야채 등등을 사와야 한다.
한가한 때에는 쥔장에게 부탁하면 미리 준비해주기도 한다는데
우리도 시간이 많았기에 직접 준비해갔다.
공기 좋고 분위기 좋아 그랬는지 평소보다 많이 포식을 했다.
쥔 집에 간단한 저녁을 부탁해서 밥이랑 간단한 밑반찬을 제공받아서 보다 풍성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귀틀집 방 안 모습...
밤에 자다가 온도를 내리기가 귀찮아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방바닥이 찜질방처럼 되어 버렸다...ㅎㅎ
다음날 아침 쥔장의 권유로 살림집 위 왼쪽 숲으로 올라가며
현재 공사 중인 여러 채의 집들을 산보삼아 구경했다.
규모가 제법 큰 집도 있었고, 통나무로 만드는 집, 스틸로 짓고 있는 집 등
사실 집 한 채 짓기도 힘들텐데 한꺼번에 이렇게 여러 채의 집을 짓다니...
쥔장이 욕심이 많으신 분인가 보다 생각하며 둘러보고 내려왔다.
미리 부탁을 해두었던 아침은 쥔장 살림집에서 먹었다.
집 내부는 이런 저런 작품 전시장처럼 꾸며져 있었는데
쥔장이 직접 그리고 쓴 시화도 눈에 띄었고
직접 구운 도자기 및 토기 작품들도 많았다.
식탁 바로 옆 창가에 놓여 있던 아주 소박한 토기 작품...
쥔장 말씀대로 소박한 아침 성찬(?)...
곰취와 신선초 데친 것과 멸치와 고추장, 장아찌 등등...
그리고 무슨 야채로 부친 전도 해주셨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ㅠㅠ
어쨌든 그야말로 몸에 좋은 웰빙 식단으로 식사를 했다.
아침 먹는 내내 쥔장이 옆에 서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원래 그 지역에 살던 원주민과 이주민 사이의 텃세가 주제였다.
쥔장은 그 지역에 산지 14년 되셨다는데
그 지역의 이장과 치고 박고 싸운 얘기를 욕(?)을 섞어 어찌나 천연덕스럽게(?) 하는지...ㅎㅎㅎ
욕이 전혀 욕같지가 않고 무슨 친구 호칭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 쥔장이나 이장은 다 여자분이시다.
우리 묵는 내내 곁을 떠나지 않았던 '천원이'...
이름이 특이하여 사연을 물어보니
원래 개 두 마리가 들어왔을때 세쌍둥이가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하였다고 한다.
이때 도자기 선생님이셨던 신명수(털보아저씨?)씨가 옆에서
큰놈은 '만원', 작은 놈은 '천원'이라고 불러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좀더 근사한 사연이 있을 줄 알았는데...ㅠㅠ
현재 '만원이'는 없어지고 '천원이'만 남아있다고...
저녁 먹을때 고기 몇 점 주었다고 우리 주위를 계속 따라다니며
호위를 하는 것이 기특한 놈 같으니라고...
여름 휴가철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는 관계로 7월 초순부터 예약을 받기로 했단다.
누구나 이곳에서 묵게 되면 쥔장의 매력에 빠져 자꾸 가고 싶어지지 않을까?
= 풀꽃세상 홈페이지(http://www.jindong.net) =
☆ 2008.5.22(목)-5.23(금) 풀꽃세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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