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 미술관 나들이
10월의 딱 중간인 날... 정동 나들이에 나섰다..
전시회도 관람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멋진 커피맛도 음미하며 오랜만에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냈다..
돌아본 코스는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 →어반 가든→성곡미술관→커피스트→씨네큐브...
먼저 시립미술관의 미디어아트 관람...
현란한 영상과 묵직한 주제를 가진 작품들로 즐거움과 무거움을 동시에 안겨준 전시회...
빛, 소통, 시간이라는 주제로 관람자들의 흥미를 잡아끈 작품들이 많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미술이라는 영역을 접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전시회인 것 같다.
1층 전시장을 들어서자 만난 작품 2가지가 아주 인상적이고 자극적이었다.
첫번째 작품은
수잔 빅터의 "부끄럽게 버려진 곳에서 정신을 소비한다"
위 아래로 움직이는 전구가 거울에 부딪쳐 반복적으로 소리를 내는데
첫 인상은 "아! 따뜻하고 이쁘다"였다.
그러나 그 의미는 예상외로 심오한, 그래서 스스로 위축될 수 밖에...ㅠㅠ
<수잔 빅터는 일상적인 오브제인 백열전구를 통해 에로틱한 행위를 연상시키고자 한다.
모터 장치에 의해 위와 아래로 움직이는 전구가
45도로 설치된 거울표면에 비추어져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부딪혀 소리를 내며, 빛을 발한다.
그 밑에는 깨진 유리들이 수북이 쌓여 있어, 보다 화려한 빛을 만들어낸다.
전구의 반복적인 연동작용, 비추어진 전구 이미지와 빛의 반사가 자기 도취적이고 신경과민적인 상태를 나타낸다.
또한, 움직이는 전구와 거울 속 전구 이미지는 분열되고 파편화된 자아에 관한 생각들을 암시한다.
그것을 작가는“누가 보여지는 자이고, 누가 보는 자인가?”라는 물음으로 정리하고 있다.>
다음 두번째 작품은
루이 후이의 "윤회"
선홍빛 화려한 빛이 침대 위로 쏟아져 내리고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리 후이는 출생과 죽음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나타내는
침대를 작업의 소재로 사용하여 환생의 개념을 드러낸다.
불가항력의 힘인 죽음 앞에서 우리가 또 다른 삶으로 환생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그 새로운 삶도 언젠가는 또 다시 소멸하게 된다는 윤회의 과정을 나타낸다.
하늘 위에서 강하게 쏟아지는 붉은 레이저 빛줄기들과
침대에서 피어 오르는 신비스런 연무들의 대비로 연출된
환상적이며 불가해한 공간이 이러한 윤회의 고리를 상징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는데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것들도 많아서 누구나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이고, 관람료는 무료이니 더욱더 추천할 만 하다.
시립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슬슬 걸어서 건너편 블록에 있는 성곡미술관으로 향했다.
사실은 성곡미술관 앞에 있는 커피집이 목표이긴 했지만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간 김에 미술관 안을 잠시 산책했다.
역시 이곳도 공사중...
서울 시내는 공사 안 하는 곳을 찾기가 정말 힘든 것 같다...ㅠㅠ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숲이 우거지고,
곳곳에 놓여진 조각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게 생각되었다.
작년에 신모 여인때문에 유명세를 타기도 한 미술관이라서 그런지 자연히 그 여인이 화제에 오르기도...
아하~~ 밑에 있는 얜 광화문 스폰지 하우스 건물 옆 전경인데
목조로 된 벽이 꽤 운치있어서 지나가다가 한 컷...
오랜만에 번잡한 일상에서 일탈하여
눈요기도 실컷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수다도 실컷 떨고 나니
뿌듯함이 물밀듯이 밀려오는게 므흣한 하루였다..^^
☆ 2008. 10. 16(목) 가을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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