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영화

봉준호표 엄마이야기 "마더"

눈부신 봄날 2009. 6. 12. 16:27

마더

 

 

<줄거리>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 (김혜자 扮).
그녀에게 아들, 도준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다.

스물 여덟. 도준(원빈 扮).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 <출처 : 다음>

 

 

 마더... 엄마... 어머니...

엄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따뜻하고, 푸근하고, 마냥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봉준호의 마더는??

개봉 전부터 하도 많이 화제가 된 영화라

'개봉하면 얼른 봐야지'했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아주 인상적이었던 첫 씬...

시원한 느낌의 대형 와이드화면 가득 갈대밭(?)이 나왔다...

그리고 넋이 빠진 표정으로 막춤(?)을 추기 시작하는 엄마... 김혜자...

이 화면은 영화 끝부분에 다시 등장한다...

 이 와이드화면은

한국 최초로 아나모픽 렌즈를 사용한 2.35:1의 화면으로

"<마더>에 2.35:1이 더 맞는 선택이라고 느낀 이유는

인물이 화면 안으로 들어왔을 때 인물 뒤로 걸리는 배경이 넓고

주변 인물들 등 화면의 구성 요소가 더 디테일 하게 보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캐릭터의 상황이 더 쉽게 관객의 눈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역으로 인물의 표정에 집중하는 클로즈 업에서는

불안이나 히스테리 등 혼자 세상과 동떨어진 엄마의 감정을

섬세하고 호소력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봉감독이 얘기했단다... 

 

그다음에 작두로 약재를 써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소리가 너무 불길하게 느껴져 금방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아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하긴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때문에 가슴이 자주 오그라들곤 했다...

음악은 괴물 OST를 맡았던 이병우씨란다...

 

얼마전 신문기사에서 김혜자씨가 황당해했다는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이

어디에 나왔나 열심히 생각하면서 찾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시 잘 생각해봐야겠다....

 

봉준호감독에게 엄마는...

아니 아들들이 느끼는 엄마는 딸들이 생각하는 엄마하고는 많이 다른 걸까?

자식, 아니 아들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헌신했던 옛 여인네들의

질깃질깃한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징그럽다는 생각도...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것에서 비릿한 내음까지 나는 것 같았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살인의 추억"과 비슷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다, 고단한 삶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초라한 마을 풍경이며...

그리고 무능력한(아니 일부러 무능력을 택한 건지도) 경찰의 태도나 부패한 변호사의 모습,

그리고 사회지식인 집단이라고 볼 수 있는 교수들의 안하무인 등등...

현재 우리 사회를 살짝 비틀어댄 모습이....

 

과연 모성애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모든 일들은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  

갖가지 생각들로 머릿속은 헝클어진 실타래마냥 복잡해진채 영화관을 나왔다...

 

<예고편>

 

 

☆ 2009.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