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영화

요시노아줌마의 음모... "요시노 이발관"

눈부신 봄날 2009. 6. 25. 19:38

요시노아줌마의 음모... "요시노 이발관"

 

 

<줄거리>

전통을 전설로 만들어버린, 멋있어지고 싶은 소년들의 평범한 성장 기록.

 모든 소년들이 똑같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마을이 있다.

그것도 바가지머리.

이는 마을의 100년 된 전통이다.

대대로 그 머리 모양을 담당한 요시노 이발관의 아줌마는 덕분에 ‘위세’가 대단하다.

그런데 어느 날 도쿄에서 전학생 사키가미가 온다.

갈색으로 염색까지 한 그는 바가지머리를 거부한 채

헌법까지 들먹이며 머리 모양의 자유를 주장한다.

케이타와 친구들은 술렁인다.  <출처:무비위크>


 

<카모메식당>, <안경>을 연출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데뷔작 "요시노 이발관"...

지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는 말을 듣고부터 개봉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이게 왠 떡..ㅎㅎ

시사회 이벤트에 당첨되어 개봉 하루전에 볼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지다니...

조금 늦은 시각이었지만 설레는 맘으로 상영관으로 향했다...

 

요시노 아줌니로 나오는 "모타이 마사코"

처음 <카모메식당>에서 봤을때 차암 묘한 인상을 풍기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안경>에서 비밀스런 팥빙수 아줌마로 나오는 것을 보고,,

이 배우가 묘한 매력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 <요시노 이발관>에 또 등장한다...

감독이 엄청 좋아하나 보다~~

 이 배우... 스릴러물에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영화를 보는 내내 코믹한 대사와 표정때문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코미디언처럼 코믹한게 한마디로 유쾌, 상쾌한 영화였다.

 

영화배경은 마치 우리나라 6,70년대를 연상시키는 듯

건물들이나 사람들 복장이나 촌스러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옛날에 우리네도 그러했듯이 살짝 맛이 간 사람도 하나 꼭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고..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 살짝 맛이 간 남자가 바른 말만 골라서 한다는 것이다....ㅎㅎ

 

 

이 영화는 일본의 어느 시골마을 5학년짜리 남자애들의 성장기록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똑같은 바가지머리를 한 남자아이들이 줄지어 나타나는 것에서부터 웃음이 터져 나왔다. 

 

 

별다른 생각없이 기존의 전통을 그대로 답습하며 살아오던 아이들에게

도쿄에서 전학온 한 학생으로 인해 지금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아이들이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왜?"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왜라는 질문에서부터 우리는 조금씩 성장하기 시작하여 점점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외지에서 전학온 이 학생이 결국 그 마을 남자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이 나이 또래의 남자아이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여자의 몸에 대한 궁금증도

이 아이가 제공해주는 야한 잡지들을 통해 해결하고 있고...

 

  100년이나 이어져온 전통을 지키려는 어른들과

그 전통을 깨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려는 어린아이들이 대립하게 되는 계기를 만든 것도

결국 외지의 그 아이이다...

 

그런데 지금도 미심쩍은 것은

그 마을의 모든 남자들이 바가지머리를 하게 된 것이 과연 누가 만든 전통일까 하는 것이다.

혹시 요시노 아줌마의 음모???

요즘 학교선생님들이 맡고 있는 두발검사를 이 아줌니가 교문앞에서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나?

그것도 학교의 협조로 모든 남자아이들의 머리를 책임지고 있는 요시노 이발관의 미용사가 말이다...

요시노 아줌마와 학교 간에 과연 무슨 거래가 있었던 걸까???

조금만 생각하면 분명 모순투성이인데

오로지 전통이라는 이유로 모두들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모습이 왠지 납득이 안 간다.

하지만 그래서 코믹하고, 그것이 웃음을 자아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요시노 아줌마가 기묘한 포즈로 시시때때로 하는 체조는

<안경>속의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아 웃음이 마구마구 터져나왔다.

 

 

웃음이 필요하다면,

뭔가 즐거운 일을 찾고 있다면,

그리고 우울하다면 이 영화를 보시길....

가슴속에는 행복감을 간직한 채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가지고 영화관을 나서게 될 것이다....

 

 

☆ 2009.6.24, 스폰지하우스 중앙 시사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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