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공연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

눈부신 봄날 2009. 7. 3. 11:09

연극 "오월엔 결혼할거야"

 

 

 

우연히 생긴 꽁짜(?) 연극 티켓으로 연극을 보러 간만에 대학로로 출동~~

저녁을 먹고 '나온씨어터'라는 공연장을 찾아나섰다.

혜화로터리를 지나 어느 골목길안에 위치해 있었는데

검정과 빨강이 어우러진 매표소가 인상적이었다.

 

 

일단 좌석을 받고 시간이 많이 남아 공연장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는데...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집이 눈에 띄었다.

보통 단독주택에 피어있는 능소화는 많이 보았는데

이렇게 2층에 걸쳐 만발한 능소화는 처음 보았다...

 

아래 집은 외국인들이 오면 찾아가는 민박집같은 곳인데

이 골목길에는 이런 한옥집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편지함과 어우러진 우리 한옥이 어울려 보여 한 컷...

 

드디어 시간이 임박하여 다시 공연장으로 갔는데 지하에 위치해 있었다..

 

연극내용은...

세연, 정은, 지희라는 세 여자가 있는데,

고교 졸업 후 결혼 적금으로 돈을 모으고

제일 먼저 결혼 하는 한사람에게 몰아주기로 한다. 

29살이 되는 5월 어느 날...

백조로 살던 지희가 결혼날을 잡았다면서 3,825만원을 가져가겠다고 선언을 한다.

이에 세연과 정은은 지희보다 먼저 오월이 가기 전에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친구들과 애인을 만나기로 하는데...

이를 어쩌나...

만나본 애인이나 친구들은 하나같이 결혼하고는 거리가 멀고....

 

아.... 유쾌, 상쾌, 통쾌한 연극이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세 여인네들의 대사에

웃었다, 가슴이 짠했다, 공감이 절절히 갔다가 하다보니

정신없이 90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특히 에로소설 작가인 정은역으로 나오는 '황선화'라는 배우의 매력에 푸욱 빠지고야 말았다.

 

극중에서 황선화가 연기한 '지희'는 

5년동안이나 만나오던 돈없는 연극연출가가 어린 연극배우와 결혼하겠다며 결별을 선언하자

복수를 하기 위해 이것저것 작전을 짜는데 웃음이 터져나오면서도

실연당한 여자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점에서는 공감이 많이 가기도 했다.

 

 

그리고 1인 4역을 해낸 '최성호'라는 배역~~

 

 일과 자신의 성공에만 관심 있는 거만한 대기업 직원,

철없는 마마보이 후배 박정복,

그리고 어릴 때부터 한 번도 남자로 느껴본 적 없는 최성호 등등 

 카멜레온처럼 변신하여 나오는 모습에 감탄...

 

 

다음은 보습학원 수학선생역으로 나오는 '최세연'~~

 

 난감한 남학생의  짖궂은 행동도 능숙하게 받아 넘겨버리는 성격이지만

우황청심원을 항상 달고 사는, 조금은 섬세하고 소심한 구석도 있는 여인...

급하게 결혼을 하려 이 남자, 저 남자,

그동안  알고 지냈던 모든 남자들,

특히나 전에 사귀었던 남자까지 전부 만나보지만...ㅠㅠ

 

 

그리고 오랜 친구들이지만

먼저 결혼한다는 이유만으로 미움을 있는대로 다 받게 되는 박지희 역의 '한지희'~~

 

 

 역시 소문대로 재미있는 연극이었다.

시즌2 공연을 7월 7일부터 8월 30일까지 한다고 하니

기회가 되시는 분은 꼬옥 한번 보러 가시길....^^

 

 

☆ 2009.6.26(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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