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기쁨/미술

2010 미술관 봄나들이 ~ 환상동화전

눈부신 봄날 2010. 6. 12. 11:24

 2010 미술관 봄나들이

~ 환상동화전 ~

 

2010.4.30(금) - 6.13(일)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앞마당과 오솔길

 

 

올해는 이 전시를 못 보는 줄 알았다.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이젠 끝났겠지 했는데 

다행히도 아직 끝나지 않아서 끝나기 이틀 전에 간신히 볼 수 있었다...

 

 매년 봄마다 '미술관 봄나들이'라는 이름으로 주제를 달리해 가며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톡톡 튀는 작품들이 많아서 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전시회다...

 

 

미술관 입구에 도착하니 오른쪽 저 안쪽에 구불구불한 거울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거울에 비친 사물들이 기묘한 형상으로 비틀려 보이는게 재밌다...

아마 작가가 원했던 것도 이것이 아니었을까?

거울에 비친 형상들의 자유스러운, 정형화되지 않은 그림(?)들 말이다...

▲ mirror in the mirror, 최종희, 스테인레스 슈퍼 미러(2010)

 

거울에 비친 모습들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즐기다가

주진입로로 다시 나오니 왼쪽에 보다 큰, 같은 작가 작품이 설치되어 있었다. 

▲ mirror in the mirror, 최종희, 스테인레스 슈퍼 미러(2010)

 

mirror in the mirror, 최종희, 스테인레스 슈퍼 미러(2010)

 

 

그리고 그 건너편에 요렇게 화사한 색감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 Book & Apple, 전소영, f.r.p.에 우레탄 도장(2010)

 

책과 사과라?

사과를 먹으면서 책을 읽으라는 의미?

아님 책 읽는 맛이 사과맛??

그도 아니면 사과에 관한 책???

괜히 이런 저런 말도 안되는 생각들을 하며 작가의 의도를 짐작해 보았으나 잘 모르겠다...ㅠㅠ

책과 사과의 관계가 무엇인지....

 

다음에 등장한 작품은 스테인레스 식기로 만든 돼지와 물고기...

스테인레스 식기를 붙여 형상을 만들었다는게 신기하고 대단하다...

그렇지만 엄청 시끄러운 돼지와 물고기일 것 같다...

부딪칠 때마다 와그랑와그랑 소리가 날테니...ㅎㅎ

 

우야튼 앉아 있는 아기돼지 모습이 앙징맞고 귀엽다...ㅎㅎ

 ▲ Little man, 이송준, 스테인레스 식기(2009)

 

그리고, 땅에 헤딩하고(?) 있는 커다란 물고기...

'너는 풀을 뜯어 먹고 사는 물고기?"

     

Fat man, 이송준, 스테인레스 식기(2009)

 

아기 돼지가 커다란 물고기 옆에 있으니 더욱 비교가 되어 작아 보인다...

환상의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일도 아니니...

 

 

다음으로 등장한 작품은 하얀 외계인(?)

앙상한 팔과 다리에다 커다란 눈알 모양의 렌즈를 머리에 쓰고 있는 백색증(?) 환자들....

attention, 김지민, resin, lens, c-print(2009) 

 

나란히 서서 배를 쑤욱 내밀고 일광욕이라도 하고 있는 걸까? 아님 산림욕??

 

요것은 알을 품고 있는 아주 커다란 왕닭...

터-생명, 양태근, 스테인레스스틸, 동,식물(2009)

 

꼬랑지에는 나무(?)도 자라고 있네...

동,식물을 다 키워내는 슈퍼울트라 암탉???

 

다음은 요 작품...

가장 상큼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는데 제목을 보면 무엇을 얘기하는 것인지....ㅠㅠ

그래도 싱그런 수목과 어우러져 산뜻해보이는게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General move-wind, 노해율, 알루미늄, 철(2010)

 

 쉬엄쉬엄 작품들을 감사하며 올라가다 보니 미술관 앞마당에 이르렀다.

앞마당 왼쪽에는 아주 커다란 하이힐 두개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힐이 말 뒷다리로 둔갑하여 신데렐라(?)를 찾고 있었다는...ㅎㅎ

 

 ▲ 또각또각-하이힐이 말이 돼?, 김민형, f.r.p.(2010)

 

이 구두를 신으면 말처럼 그냥 내달릴 수 있는 거겠지?

 

또각또각-하이힐이 말이 돼?, 김민형, f.r.p.(2010)

 

 미술관 앞마당 오른쪽에는 알록달록한, 커다란 사람 머리 형상이 있었는데... 

아주 많은 만화 주인공들이 마구 뒤엉켜 머리 표면을 뒤덮고 있었다.

 

언뜻 보아도 스파이더맨, 도라에몽, 인어공주, 어린왕자, 홍길동, 스누피, 짱구 등등...

머리-만화, 김정명, f.r.p.(2001-2009) 

 

어떤 주인공들이 있나 찾아보며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

 뱅뱅 돌아가며 찍어 보았다..

요 작품... 아해들이 좋아하게 생겼다...ㅎㅎ

 

피터팬, 심슨가족, 월레스와 그로밋, 도널드 덕, 토이스토리...

 

뽀빠이, 피노키오 등등...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나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듯...

 

요것은 빨간 리본으로 포장한 커다란 선물상자...

안에 들어가보면 모니터에서 쉴 새 없이 바뀌는 형상들이 나온다는데 들어가보진 않았다...

날씨 땜에 더워서...ㅠㅠ

 ▲ present box, 변시재, 환풍기,천, 나무, dvd 플레이어, 모니터(2010)

 

그리고, 얘네들은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지고 놀았을 법한 레고로 만든 작품...

꽃폭탄, 권남득, f.r.p.(2010) 

 

 그런데 대포로 쏘는 것이 꽃폭탄?

이런 폭탄이라면 누구라도 기쁜 맘으로 맞겠다~~ 

뒤에서 보니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습에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ㅎㅎ 

 

 다음은 마지막 작품...

오른쪽 약간 우묵한 곳, 주차장 입구에

그것도 건물 유리벽에 설치되어 있어서 못 보고 지나치기 딱 좋게 생겼다...

 

never ending story, 이다, 컬러시트지(2010)

 

크기가 큰데다 너무 높아서 올려다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그런가 언뜻 무슨 모양인지 한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발레리나와 검둥개, 그리고 가운데에 있는 이상하게 생긴 물체 위에 서 있는 남자(?) 형상...

네버엔딩 스토리라구??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잠시 동안 현실을 잊고 환상의 세계에 빠져있다 나왔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품 제목들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다는 것~~ 

 

이 야외전시회가 맘에 드는 이유는

실내전시회장에서의 관리 직원들 감시 눈초리(?)를 의식할 필요 없이

자연 속에 어우러진 작품 감상을 내 멋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실내 전시회장 분위기는 너무 엄숙하고 경직되어서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ㅠㅠ

 

"나도 데려가줘~~"

 

 

 내년 봄엔 또 어떤 작품들이 내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해 줄까?

기대감을 가지고 돌아 나왔다...

6월 13일 일요일에 끝이 나니 보실 분들은 빨리 가보세요~~ㅎ

 

 

☆ 2010.6.11(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